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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세이] 어른이 될 수 있을까?
    끄적, 오늘도 도담 2020. 8. 30. 23:56


    어릴 적 여서도라는 작은 섬에서 홀로 바다에 둥둥 떠
    수영을 할 때가 많았다. 배를 타고 조금 옆으로 돌아
    '작은개'에 가면 아빠는 바위에 터를 잡고 낚시를 하셨고
    엄마는 동생을 안고, 우산을 쓰고 가만히 나를 보고 있었다.
    나는 몽돌자갈이 예쁘게 널린 바닷가에서 수영을 했다.
    저 멀리 수평선을 보며, 유독 물이 맑은 그곳에 있던 기억

    그 기억이 어릴적의 가장 행복한 기억이다.

    그래서 그런지 힘이 들땐 바다로 간다.
    바람이 부는 소리, 파도가 치는 소리
    잔잔한 물결이 들고 나는 소리
    그 시간의 소리들과 푸른 바다를 보고 있으면
    마음이 차분해 진다. 다 괜찮아 진다.

    더 좋은건 바다에 들어가 가만히 앉아서
    바다가 들때의 물결과 날때의 물결의 감촉
    모래가 손끝에 닿는 감촉과 소리들을 들으며 있는 것이다.

    그럴때면 괜찮아지는 것을 넘어 행복해진다.
    7살이 된다. 그냥 바다가 좋아 쌔까맣던 아이.

    코로나로 유독 힘들었다.

    열심히 일을 했다.

    어른이라면 책임감을 가지고 묵묵히 해야하는데
    나는 틈만나면 투덜거렸다.
    나는 틈만나면 눈물을 그렁거렸다.

    어른이 되지 못하고 어정쩡하게 자랐다.
    책임감이 뭔지는 아는데 감당을 못하는 어른이.

    결국, 여름휴가 핑계로 바다를 갔다.
    매일매일 바다에 나가서 앉아있었다.
    7살 어린이는 가만히, 멀리 바라보다가
    배가 고프면 집으로 갔다.
    그렇게 바다를 마음에 가득 채우고야
    마음에 여유를 찾았다.

    다시, 일상으로 돌아온지 일주일
    부족함 속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게 해주셔서 감사하다.

    책임감을 묵묵히 감당할 수 있는 어른이 돼야지.
    조금이라도 더 자라야지, 잘자란 어른이 돼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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